이 글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한국 개신교와 돈의 친연성을 수용자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였다.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의 분석결과에 의하면 최근 한국 개신교는 돈에 대해 매우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앙 및 교회활동과 돈의 관계, 돈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성부(聖富)담론, 가난에 대한 인식과 관련하여 최근 한국 개신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교인들은 돈에 관한 기도를 자주 할뿐 아니라 성실한 신앙생활이 재정문제에 긍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신앙심이 깊고 교회 활동이 활발할수록 돈에 대한 기도의 빈도수가 높게 나타나며,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가 성실한 신앙생활이 물질적 축복을 가져온다고 여긴다. 둘째, 대부분의 교인은 돈의 소유 여부가 교회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부유할수록 교회생활이 수월하며, 교회 직분을 맡는데 헌금액수가 영향을 준다고 대답하고 있다. 돈에서 탐욕을 연상하는 소수의 신자를 제외하면 한국교회의 공간에서 돈은 긍정적 함의로 유통되고 있다. 셋째, 헌금이 축복을 가져온다는 가르침이 교회공간에서 널리 유통되고 있지만, 모든 개신교인이 이러한 논리를 전적으로 수용하거나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십일조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물질적 축복을 받을 수 없다는 가르침에 대해 75% 정도가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응답은 돈의 논리가 관철되는 교회공간을 균열시킬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다. 넷째, 최근 한국교회 안팎에서 크리스찬 재정원리로 선전된 ‘왕의 재정’ 프로그램은 빈부와 관계없이 거의 모든 계층의 교인에게서 소비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난 문제의 원인 및 해결방안의 측면에서 보면 신앙심이 깊고 교회활동이 오랜 신자일수록 자기계발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최근 한국 교회는 신자유주의에 포획된 자기계발적 주체의 형성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