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21세기 글로벌 자본주의가 낳은 세계화 현상이 문화에 미친 영향의 시각에서 한국 미술가들의 작품제작의 경향에 대해 파악하였다. 세계화 시대 미술가들이 추구하는 주된 가치가 보편성으로 확인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특별히 그들이 추구하는 보편성의 개념을 들뢰즈의 철학을 중심으로 파악하였다. 미술가들이 추구하는 보편성은 개인적인 독특성, 타자 요소의 번역을 통한 혼종성의 추구를 통해 추구하고 있다. 그와 같은 보편성은 목적과 의도와 상관없이 작품제작의 중간 과정에서 우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이것임(haeceeity)”을 통해 성취된다. 이것임은 비물체적 변형의 “배치체(assemblage)”를 만들 때 가능하며, 하나의 배치체는 다른 배치체와 연결접속되면서 “다양체(multiplicity)”를 형성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미술가들이 주장한 보편성이 반드시 한 개인 특유의 “독특성(singularity)”를 통해 드러나는 것임을 증명한다. 때문에 한 개인의 독특성은 진정성의 표현이며 현존재로서의 현대성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 독특성이 반드시 타자의 요소를 번역하면서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은 창의성의 표현이다. 이는 창의성이 항상 관계의 조성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함의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독특성과 보편성의 관계과 구별되는 개념이 바로 개별성, 특이성/일반성이다. 세계화 현상이 서구 주도의 자본주의에서 탄생된 것과 맥을 같이 하여 미술의 세계화 시장에서 한국의 미술은 서양 미술과 구별되는 “차이”를 찾는 개별성과 특이성의 매커니즘에 놓여 있다. 즉, 브랜드로 기능하는 문화상품이기 때문에 서양과 구별되는 한국성을 찾는 개별성이 세계화 현상의 역기능인 것이다. 그것은 국지적 코드들이 글로벌한 양의 차이로 바뀌면서 “재현”의 덫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화 시대 미술가들은 독특성/보편성을 지향하면서 세계화 시장이 요구하는 개별성/특수성으로서의 한국 문화에 대항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