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조선후기 신분철폐와 인간평등의 흐름을 살펴보고, 여성해방의 과정을 추적하여 조선 사회 내부에 근대화의 사상적 힘이 내재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특히, 1860년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에 의해 창도된 동학의 여성해방사상을 통해 신분해방 흐름과 연계된 근대성을 추적했다. 조선후기 여성해방의 흐름은 사회경제적 변화와 결합된 백성의 성장, 백성의 성장을 수용하여 소민을 보호하고 언로를 확대한 계몽군주, 공자철학을 갱신한 동네 유자(儒者)들의 확산이라는 흐름 속에서, 마침내 동학에 이르러 인간평등, 신분철폐, 여성해방의 사상으로 나타났다. 조선 후기 백성들은 신분에 의한 불평등에 맞서 민란을 일으켰다. 이런 흐름 속에서 동학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철학을 일상에서 실천했다. 또한 앞으로 여성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여성해방사상을 백성들에게 전파했다. 이와 같이 신분적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백성의 등장은 전근대와 근대를 가르는 기준이다. 신분해방의 시대가 열리고 나서야 남녀평등과 여성해방은 시야에 들어온다. 그 지점에서 동학은 인간평등을 통한 신분해방, 그리고 신분해방과 연결된 여성해방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근대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