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곰소만 및 칠산어장권역에서 행해진 거대 어살의 전통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곰소만에 위치한 고창 심원면 만돌리에는 19세기 어살 매매문기가 전하고, 전통적 어살어업을 수행하였던 살꾼의 존재가 확인되어 어살 운영의 실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만돌마을은 역사적으로 조선시대에도 어살을 운영했던 기록이 전하고, 19세기에 어살을 매매하였던 매매문기가 여러 건 전한다. 매매문기를 통해 19세기 어살의 규모와 어로방식, 운영의 주체와 경제성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1960년대까지 활동했던 살꾼을 면담하여 만들마을에 9개의 어살이 설치되어 있었고, 7개의 살꾼 조직이 운영되었음을 파악하였다. 규모가 큰 어살에는 각각 살주(주인) 1명과 살꾼(종사자) 8명이 하나의 조직을 이루었고, 어살의 주된 포획어종이 조기였음을 알 수 있었다. 19세기와 비교하여 크게 달라진 점은 어살의 소유권과 관련된 점이었다. 20세기가 되면 매년 정초에 살주들이 협의를 통해 어살을 교환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것은 근대적 어업제도가 성립되면서 변화를 겪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1960년대 조기잡이가 쇠락하면서 어살어업은 잠시 중단되고, 그물이 도입되면서 기존의 대나무발을 대체하게 된다. 어살의 구조와 기능 및 형태가 달라지면서 살꾼 조직은 소멸하고,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작은 소일거리 어장으로 변화된다.
고창의 어살은 현재 경제성이 떨어지는 과거의 유물처럼 인식되지만, 서해안지역 거대 어살의 전통을 간직한 어업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서해안의 어살 연구에서 호남지역 어살어업의 구체적인 양상과 운영방식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호남의 어살어업 전통을 확인하는 데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