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필자가 해안과 내륙의 용왕신앙을 비교한 기존의 내용을 확장 발전시킨 글이다. 기존의 논의가 해안의 무당굿에 나타난 용왕과 내륙 개인 신앙에 나타난 용왕을 비교한 글로 자료의 불균형이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내륙과 해안의 무당굿으로 용왕굿을 비교했다. 그동안 농촌 지역의 용왕굿 사례가 본격적으로 보고된 것이 없었는데 필자가 이번에 한강변 농촌에서 연행한 용왕굿 자료를 확보함으로써 해안 지역의 용왕굿과 비교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농촌과 어촌의 용왕굿을 비교한 결과 두 지역의 용왕굿은 성격이 달랐다. 먼저 농촌의 용왕굿은 개인 기복의례 용왕굿이면서 무당과 개인이 주도하는 굿이다. 또한 산 자 중심의 재수굿으로 존재하고 있다. 반면 어촌의 용왕굿은 공동체 신앙 용왕굿으로 무당과 마을주민이 공동체의 범주에서 주도한다. 그리고 산 자의 재수 소망을 빌면서 죽은 자의 천도까지 기원하는 복합 구성을 보인다. 어촌에서 용왕은 생업을 관장하면서 위협적인 존재인 바다를 관장하는 신령임에 비하여, 농촌에서의 용왕은 산신처럼 주변 환경으로 바다의 존재를 인식하여 이러한 차이가 나타났다. 용왕굿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어촌에서는 바다가 예전처럼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아서 굳이 용왕을 찾을 이유가 줄었다. 농촌에서는 재수굿이 중심이 되면서 바다에 나가 용왕에게 따로 굿을 청할 이유가 사라졌다. 과거에 용왕굿을 연행하는 경우는 신도의 사주에 물과 관련이 높은 경우였다. 용왕을 찾아 기원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 강가에서 용왕굿을 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사주를 따지지 않고 재수굿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에 따라 용왕굿을 보기 쉽지 않다. 농업이 중심 산업이었던 과거의 전통 마을 문화가 사라진 것도 영향을 주었다. 어촌과 농촌 모두 용왕굿이 보기 어려워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