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마르크스의 ‘세계(경제/시장)’ 개념의 형성과 그것이 이후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수용된 방식을 다룬다. 먼저 ‘형성’과 관련, 마르크스의 주된 관심이 철학에서 정치경제학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의 세계 개념도 분석적 의의를 띄어 갔음을 확인할 것이다. 이는 곧 ‘세계(경제/시장)’가 자본주의 경제에 관한 마르크스의 이론체계에서 통상적인 범주─비록 『자본론』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로 취급될것임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수용’과 관련해서는,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에서 ‘세계’가 내내 핵심 범주로 여겨졌지만 그것을 마르크스의 생각에 맞게 그의 이론체계에 통합한다는 문제의식은 그렇게 뚜렷하지 않았음을 볼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으로 우리는 역사적 한계와 마르크스 문헌의 가용성 한계를 꼽을 것인데, 이러한 한계에도 마르크스의 세계경제론을 그의 방법에 맞게 구성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음을 음미하고 이론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