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1960년대 자장에서 경남지역의 시조문단 형성에 기여한 동인지 『율』의 가치와 동인들을 연구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현대시조 문단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고, 무엇보다 지역문학의 가능성과 자생력을 발견·확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였다. 1960년대 문학은 전후적 감각을 토대로 국가재건 및 민족의 강화라는 폐쇄적 담론과 더불어 세계적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적·문학적 탐색을 구성하고 이를 주도해야 한다는 대조적인 흐름이 혼재해 있었다. 60년대는 신춘문예 등의 등단제도의 본격화를 통해 문단 신인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작품 발표지면이나 활동영역이 제한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인을 결성하거나 동인지를 발간하는 일이 보편화 되었다. 그 흐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율』 동인의 결성과 동인지의 발간이다. 동인지 『율』은 1965년 10월에 창간호를 낸 후 매년 1회씩 5년에 걸쳐 꾸준히 발간되었다. 창단멤버였던 김교한, 김춘랑, 김호길, 박재두, 서벌 그리고 이금갑 등은 이 활동을 통해서 등단의 기틀을 마련하거나 기등단 시인의 경우에는 발표 지면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동인 활동 및 동인지 발간이 지속될 수 없었던 까닭은 각자 다른 지역에서 본업에 종사하고 있었던 요인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비교적 활동기간이 짧았음에도 『율』 동인과 동인지가 갖는 외연은 상당했다. 예컨대 마산, 통영, 진주, 고성 등 경남을 활동영역으로 구축하고 있던 동인들의 활동이 본격화됨으로써 경남시조 문단의 성립에 기여하게 된 것이다. 1982년 태동한 경남시조시인협회는 『율』 동인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실제로 동인지 『율』은 동인들의 등단을 조력했으며, 서울 중심의 중앙문단 집중에서 비롯된 지역문학의 소외 및 활동영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적극적으로 응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