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안확, 이병기, 조윤제를 중심으로 이들이 논한 시조 기원설과 시조 분류법에 관한 논의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고찰하였다.
양건식이 최초로 시조의 기원이 향가임을 주장하였고, 이를 수용한 이원규에 의해 학문적인 연구로 시도되었다. 이병기와 조윤제는 시조 형식의 기원을 찾기 위해서 ‘章’과 ‘句’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章과 句의 도입으로 향가와 시조는 동일한 선상에 논의가 가능하게 되었다. 여기에 조윤제의 시가발달설이 첨가되면서 향가는 시조 형식의 기원이 되었다.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시조는 곡조와 결별을 하고 작품의 길이, 즉 구의 길이가 기준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안확은 노래와 가사를 분리하지 않은 가집의 전통을 계승하여 곡조 중심으로 시조의 종류를 분류하여 시조가 문학화되기 이전의 시각을 간직하고 있었다. 이병기는 시조의 章을 구분할 때는 곡조를 기반으로 하였지만, 시조의 종류를 구분할 때는 句의 길이에 따라 평시조 ∙ 엇시조 ∙ 사설시조로 구분하여 음악과 문학의 혼재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조윤제는 歌集에 기록된 분류체계는 음악적 관점이 반영된 것으로 학문적 연구의 대상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을 내리고 句의 길이를 기준으로 한 이병기의 견해를 수용하여 시조의 종류를 평시조는 ‘時調’로 명명하고 장형시조는 ‘詞說時調’로 제시하였다. 시조의 종류를 논함에 평시조가 중심에 놓인 것은 조선의 유일한 정형시를 정립하게 위한 시선이 작동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