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발생한 보수 이념 집단의 분화 속에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이념 성향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에게서 관찰된 박정희에 대한 추앙에 주목하여, 이들의 이념과 정치적 정향, 태도가 박정희에 대한 평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가정했다.
분석을 위해 설문조사 자료를 이용한 통계적 분석과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인터뷰 자료를 통한 질적 조사를 동시에 활용했다.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보수 성향 집단을 ‘박정희 보수’와 ‘비박 보수’로 나누고, 두 보수 집단의 정치적 태도와 가치관의 차이를 국가주의․권위주의, 성장주의, 반공이데올로기라는 세 차원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보수 집단 내에서도 정치적 태도의 차이와 ‘박정희 보수’가 지닌 독특한 정치적 정향이 나타났다. ‘박정희 보수’ 집단은 국가주의․권위주의적 특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성장주의에 대한 중시는 두 집단 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박정희 보수’의 경우 경제 문제에서도 국가 중심적 태도를 보였다. ‘박정희 보수’의 특성이 가장 뚜렷이 나타난 것은 반공이데올로기와 적대적 대북정책에 대한 것으로, 보수 집단 내에서의 차별성뿐만 아니라 진보 정치세력에 대한 강한 정파적 거부감으로도 이어졌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존의’ 한국 보수주의가 냉전 시대의 정치적 권위주의와 깊이 연계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