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바다’가 ‘고대 동아시아 해양 허브’로 기능했던 바를 두 가지 측면에서 살폈다.
첫째, ‘새만금 바다’는 7세기에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신라, 고구려, 백제, 당, 왜)이 국운을 건 혈투를 벌인 현장이다. 660년 당 소정방 함대의 미자진(군산) 상륙작전, 663년 나당연합군과 백제왜연합군 사이에 벌인 백촌강(동진강) 해전, 그리고 676년 ‘동아시아 대전’을 종식시킨 기벌포(장항) 해전이 그것이다.
둘째, 새만금의 연안 해역은 호남평야 형성사의 현장이다. 4세기에 벽골제를 축조한 이후 간척사업이 1,600여 년간 지속 진행되어 오늘날의 호남평야가 형성되었다. 벽골제는 4세기 당시에 세계적인 규모의 제방이었다. 그리고 장구한 세월 간척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고 비옥한 호남평야를 형성했다는 것은 그 자체 놀라운 일이다.
21세기에 들어 ‘새만금 바다’는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를 축조하여 또 다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새만금 바다’는 4세기의 벽골제에서 시작하여 21세기의 새만금 방조제까지 1,700년을 이어 내려오며 ‘동아시아 해양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