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訓蒙字會』와 『新增類合』은 『類合』과 『千字文』이 한자초학서로는 난해하고 비실용적이라고 지적하면서 만든 것이다. 편찬 동기가 유사하지만 두 문헌 간에는 수록 한자나 자석(字釋)에서 차이점이 드러난다. 본고에서는 『훈몽자회』와 『신증유합』에 공통으로 수록된 표제한자의 자석을 상호 비교하여 자석 제시의 차이와 자석별 수용 정도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는 개별 한자의 자석을 통시적인 관점에서 의미나 형태의 변천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훈몽자회』와 『신증유합』에 공통으로 수록된 한자는 1,440여 字이다. 이 중 두 문헌 간 자석 차이가 나타나는 표제한자는 393자이다. 이들의 자석은 의미관계에 따라 유의관계, 상하관계, 이의관계로 분류할 수 있다. 유의관계 자석의 표제한자가 227자로 가장 많다. 유의관계 자석 상호 간에도 세부적으로는 고어형과 개신형의 차이, 품사의 차이, 제시되는 자석 수의 차이가 나타난다. 상하관계 자석에서는 『훈몽자회』에 비해 『신증유합』에 하위어 자석이 월등히 많다. 실자(實字) 위주로 편성된 『훈몽자회』보다 『신증유합』에 하위어가 많은 것은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의관계 자석은 표제한자의 수록 부분이 상권이냐 하권이냐에 따라 자석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본 연구를 통해서 한자초학서를 보다 실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장르별 개별문헌에 대한 세밀하고 지속적인 연구로 국어 연구와 언어 교육에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축적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