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목적] 본 연구는 조세회피와 기업가치 간의 관계가 경기 호황, 불황 여부에 따라 차별적인 모습을 보이는지 살펴본다. 기업의 조세회피 행위는 조세비용(tax costs)을 절감한다는 효익이 있는 반면 회계이익의 감소, 기업 및 경영자 명성의 훼손, 과세관청의 세무조사 가능성 증대 등 비조세비용(non-tax costs)을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조세회피와 기업가치 간의 관계는 선행연구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양(+)이나 음(-)의 일방적인 방향성(one-way direction)을 가진다기보다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조세회피의 효익과 비용 중 어느 측면에 집중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본 연구는 조세회피와 기업가치의 관련성을 검토함에 있어서 경기(business cycle)라는 변수를 추가로 고려함으로써 선행연구를 확장한다. 조세회피로 확보하는 추가적인 현금흐름에 대한 자본시장의 평가는 경기 호황기와 경기 불황기에 다를 수 있다. 상대적으로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호황기에는 조세회피를 통해 절세하는 세금보다 비조세비용의 발생에 대한 우려가 더 클 수 있다. 반면 경기 불황기에는 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하므로 조세회피를 통해 확보하는 잉여현금에 대한 자본시장의 평가는 더 긍정적이다. 불황기에는 기업의 생존이 최고의 화두가 되며, 이를 위해 현금유동성의 확보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연구방법] 본 연구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유가증권시장주권상장법인 중 비금융업에 속한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조세회피와 기업가치 간 관계가 경기에 따라 차별적인 모습을 보이는지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분석결과 본 연구의 예상대로 호황기에는 조세회피와 기업가치는 유의한 음(-)의 관계가 있지만 불황기에는 유의한 양(+)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시사점] 본 연구는 경기순환이라는 연구세팅을 이용하여 조세회피와 기업가치 간의 관계가 차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관련 연구에 추가적인 공헌점을 제공한다. 선행연구는 조세회피와 기업가치의 관련성에 대해 일방적인 방향성만을 실증하여 왔다. 본 연구의 결과는 조세비용과 비조세비용의 상대적 중요성에 따라 동일한 조세회피에 대한 자본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조세회피와 기업가치 간의 관련성에 대해 엇갈린 결과를 제시하는 선행연구들을 설명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