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국가들은 국가의 강력한 시장개입과 정책을 통한 경제성장을 특징으로 하는 ‘발전주의 국가’의 발전 과정을 따라왔다. 이 과정에서 도시는 공간의 기능과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압축적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포용성 문제를 도시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 구체적 양상은 발전주의 국가 발전경로의 상이함으로 인해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연구는 동아시아 대도시들이 직면한 도시 포용성의 한계와 특성이 발전국가 단계 및 특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도시 포용성을 역량형성, 상호의존, 참여, 공간적 개방 4대 차원으로 구분하여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 36개 대도시들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는 발전주의 단계와 특성에 따라 도시 포용성 양상이 다르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먼저 한국과 같이 포스트 발전주의 국가 단계에 들어선 국가 도시들은 역량형성과 참여 차원의 포용성이 높다. 다음으로 공간적 개방성은 포스트 발전주의 단계에 있는 한국이나 일본보다 중국과 같이 한창 발전주의 단계에 있는 국가가 낮고, 한 국가 내에서는 발전수준이 높은 도시에서 낮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발전주의 이후 체제로 이행하고 있는 경우라도 국가 안보의 위기와 사회 내부의 갈등이 발생하면 상호의존 차원의 포용성은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동아시아 도시들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배제 문제의 원인을 이 지역 도시화의 핵심적 특징인 ‘발전주의’와 관련지어 이들이 도시 포용성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