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KLIPS(1998~2017)자료를 활용하여 주거이력에 대한 배열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지역별로 주거이력의 주된 유형을 살펴보고, 지역불균등발전과 주택의 금융화라는 사회구조적 기회의 제약이 개인들의 주거선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보았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주거이력 유형들은 임차형주거이력과 자가형 주거이력으로 크게 나뉘어졌으며, 전지역적으로 발견된 저소득층의 임차형 주거이력유형은 주거면적이나 이주빈도 등에서 주거의 불안정성을 보여주었다. 이들 하위계층은 소득대비 높은 주택가격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데다 주택금융에 접근하는 데도 제한을 받아 자가부문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자산증식의 기회에서도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자가형 주거이력 유형들 중에서는 주택가격면에서는 저가형, 주택형태상으로는 단독주택형이 비수도권 지방에 많이 분포하였으며, 자가고가/대형아파트형 주거이력패턴이나 자가고가/대형연립형 주거이력 패턴은 수도권이나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났다. 그런데 비수도권에 주로 나타나는 주거이력 유형들에 비하여 수도권이나 서울형 주거이력패턴들이 자산절대액도 크고 자산증가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수도권 청년코호트 대졸 전문직에서 자주 보이는 자가고가/대형아파트형 주거이력 패턴의 경우 순자산과 부동산 자산은 물론 금융자산과 부채도 많아서 주택금융화 체제하에서 저금리대출에 기반한 주택기반 자산 증식의 주도 집단이었음을 보여준다. 한편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서 비수도권이 금융화시기 주택기반 자산증식 기회에서는 배제되었으나, 소비재로서의 주거가 가지는 특성을 보여주는 주거면적 측면에서는 비수도권이 배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거불평등은 이제 임차가구와 자가소유가구 간의 불평등을 넘어서 자가소유가구들 사이에서도 주택기반 자산증식을 주도하는 집단과 거기서 배제된 집단 사이의 자산불평등 심화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주거영역의 불평등은 경제적 불평등이 재생산과 교육 및 소비영역의 다중격차로 전환되는 매개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본 연구의 결과에서 보듯이 이와 같은 새로운 주거의 불평등이 ‘지역’을 경계로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은 지역간 불평등이 다중격차 사회의 불평등을 가르는 주된 경계선으로 고착화될 위험성을 경고하고 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