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공간을 오가며 다양한 형태의 페미니스트 실천이 나타나고 있다. 이 연구는 20~3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실천 전략에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을 탐색하고자 했다. 폭력 피해나 페미니스트라는 낙인이 초래할 손해 등 ‘위해’에 대한 불안, ‘소통’의 조건 부재는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낳고, 이것이 배제의 논리와 여성들만의 결집, 개인화된 대응 전략을 추동했다. 신자유주의 질서는 반페미니즘의 움직임과 미래 불확실성을 매개로 이 과정을 강화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여성들의 위해에 대한 인식이나 변화를 위한 실천은 사회적 지지나 신뢰의 경험, 이를 가능하게 하는 관계망, 여성학 수업과 페미니즘 동아리 등 제도화된 자원의 존부에 따라 상이했고 또한 재구성되고 있었다. 여성들의 소통 조건, 변화와 위해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힘들을 식별하고 개입하는 것이 페미니스트 정치의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