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문학은 생태위기를 초래한 근대적 세계관에 내재된 파괴성을 비판하고 성찰하며, 생태의식과 가치를 드러내는 문학으로서 이에 대한 교육은 생태사회를 전망해 내는 데 필요하다. 특히 생태소설을 통한 문학교육은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생태계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 생활양식 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습자가 자연을 공생과 친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모든 생명체가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생태학적 인식을 갖게 도와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 생태의식이 반영된 작품들을 꼼꼼하게 읽고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성취될 수 있다. 학습자는 생태의식이 소설 속에서 어떻게 형상화 되어 있는지 고찰함으로써 생태위기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위상을 점검하고 인식을 재고하면서 자아 성찰을 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전일성의 관점에서 세계를 재조명함으로써 파괴된 생태계 복원의 당위성과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사는 공존의 삶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생태소설의 수용 경험은 자아와 현실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주체인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자아관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다.
이러한 생태소설 교육의 장에서 유용한 텍스트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한강의 소설이다. 한강은 초기 작품에서부터 『채식주의자』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가 자신의 생태적 사유를 보여준다. 그의 소설에 담긴 여성성과 생태의식은 생태위기를 초래한 근대적 세계관에 담긴 파괴성을 비판하고 근본적인 인식의 해체와 변화를 꾀하며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한강의 작품 속 인물들은 자신이 속한 실재적 세계를 넘어 이상향인 자연적 공간으로 나아가고자 하며, 타자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입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함으로써 그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다. 학습자들은 이와 같은 입체적이고 개성적인 인물들과 공간적 배경에 대한 해석을 통해 작품 속에 내재된 생태의식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태적 상상력 속에서 나타난 변신 모티프와 같은 환상성은 학습자에게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한강 소설을 활용하여 생태소설 읽기 교육의 한 방법으로 상호텍스트성 읽기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학습자는 서로 관련 있는 문학 작품을 엮어서 감상하는 과정을 통해 텍스트에 대한 해석을 보다 명료하게 하고 심화할 수 있다. 나아가 주어진 두 텍스트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뚜렷한 관련성이 보이지 않는 텍스트들 간에서도 스스로 연관성을 발견하고 능동적으로 탐색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호텍스트성 읽기는 글쓰기와 토의수업으로 연계될 수 있다. 개별적 행위로서의 텍스트 이해와 해석은 다른 학습자와의 토의나 대화 등을 통해 보다 타당한 것으로 결정되며 이를 구체적인 쓰기로 표현함으로써 수동적인 소설 읽기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소설 읽기를 수행할 수 있다. 토의나 글쓰기와 같은 수용과 창작 활동은 문학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함양하는 실천적 모형이 되므로 교수 학습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크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