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른바 칼 슈미트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한 최근의 “정치의 귀환” 논의가 본질적으로 국가와 세계의 투쟁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냉전 해체 이후 전 지구적으로 확장된 경제의 지배에 대항해 갈등과 적대의 문제를 강조하며 정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정치의 귀환 담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정치는 세계시장과 같은 경제적 질서에 의해 기능으로 환원될 수 없는 공동체적 활동으로서의 고유한 영역임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 경제와 정치의 대립구조는 그 기저에 세계와 국가라는 인간 공동체의 범위에 대한 긴장관계를 내포하고 있다. 정치의 귀환 담론은 세계시장을 창출하며 보편공간을 형성한 경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주권정치에 입각한 국가단위의 공동체가 지닌 민주주의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글은 국가와 세계의 대립구조 속에서 국가주권을 옹호하려는 사상적 시도로부터 칼 슈미트의 정치사상이 소환되고 있으며 이것이 이른바 슈미트 르네상스의 본질이라고 파악한다. 슈미트 르네상스, 정치의 귀환 담론은 세계와 국가의 대립이라는 역사적 구조 속에 등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