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반에 북유럽 철학자인 네스는 생태문제에 대해 심층적인 접근을 주장하면서 심층생태학(Deep Ecology)이란 용어를 처음 고안해냈다. 네스의 심층생태학이 도입되기 전, 북미에서는 한편으로는 문제의 심층적인 원인을 찾아 심층적인 해결을 도모하려는 분위기가 일각에서 조성되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구 근대의 한계를 경험한 사람들 사이에서 대안 영성을 모색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었다. 그러한 북미의 사회문화적 토양에서 심층생태학은 생태학과 종교/영성을 결합하는 독특한 방향으로 성장해왔다.
본 논문에서는 아느 네스가 제안한 심층생태학과 북미의 상황에서 전개된 심층생태학을 구별해서 살피되, 특히 심층생태학에서 종교/영성이 중요하게 결합되게 된 맥락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네스의 생태학에서 중요한 개념을 살피고, 심층적인 변화를 위해 네스가 제안한 생태지혜의 특징과 내용을 살펴볼 것이다. 다음으로는 네스의 심층생태학이 도입되기 전 북미의 사회문화적 토양을 살피고, 북미 심층생태학의 전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드볼(Bill Devall)과 세션스(George Sessions)의 심층생태학의 특징과 주요 전략을 분석할 것이다.
심층생태학이란 용어를 처음 제안한 네스는 생태위기에 직면해서 종교나 영성을 통하지 않고서 심층적인 물음을 묻고 심층적 해결을 모색하고자 했다. 그러나 북미 심층생태학에서는 이를 위해 생태적인 영성의 발견 및 계발을 중요시하였고, 네스의 복잡한 생태철학적 논의보다는 종교/영성과 결합된 북미의 심층생태학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