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이든 그 나라만의 상업과 그 기록이 있다. 한국 상인들도 그들의 경제활동을 기록하는 회계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 고유 부기법으로 알려진 것이 개성부기이다. 1916년 현병주는 『實用自修四介松都治簿法』에서 한국 부기 내용을 총정리 하였다. 그의 저서는 실제 장부는 아니지만 해설서로서 사개송도치부법의 원리를 충실히 설명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현병주는 한국 고유문화와 실용 지식을 대중에게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는 많은 저술 활동을 하여 대중에게 근대 지식을 전파하였는데, 사개송도치부법은 한국 문화를 알리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사개송도치부법은 봉차, 급차, 이익, 손해의 사개라는 네 가지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날의 용어로 자산, 부채, 이익, 비용에 해당한다. 대차개념과 계정구별도 하고 있으며 주요부와 보조부로 장부가 나뉘어져 있다. 따라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서양 복식 부기 원리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의 고유 부기는 전통적으로 상업을 천시한 사회 인식, 경제 발전 단계와 맞물려 개항기까지도 보편적 관습은 되지 못하고 있었다. 일제 강점 이후 식민 통치를 위한 근대회사제도 및 서양부기의 도입으로 실용화되지 못하고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