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노동신문에서 보여 지는 북한의 대미 인식은 불신, 적대감, 비방, 혐오 등 부정적 이미지와 관련이 깊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70여 년 간 6·25전쟁, 비무장지대내의 군사충돌, 다양한 상징 조작과 악마화를 통한 적대 의식 양산, 핵협상, 평화협정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적대적 관계와 상호 불신을 심화시켜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차, 2차 북핵 위기 당시 북미 간 합의 사항들이 상호 합의 위반, 또는 불이행으로 사문화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북미 양측은 서로를 절대 믿지 못할 대상, 혐오스러운 존재 등으로 인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학습효과’로 인해 서로의 말과 행동을 믿지 못하고 있으며,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그 무엇보다 중시되고 선행되어야 할 ‘신뢰’의 부재가 비핵화 협상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선행 연구의 대부분이 북한의 대미 인식이 갖는 본질적이고 실제적인 특성을 연구하지 않은 채 역사서술서 분석을 통한 대미 인식의 불변론에만 머물러 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도 북한의 대미 인식을 분석함에 있어 나름의 의미를 갖지만, 주요 인식들인 적대감, 불신, 비방, 혐오 등을 시기 구분 없이 하나의 프레임(frame)으로 묶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의 목적은 비핵화 협상과정의 난제인 ‘불신’과 관련한 북한의 대미 인식을 노동신문을 통해 실증적이고 구체적으로 고찰하는데 있다. 즉 ‘불신’, ‘적대 의식’ 등과 같은 북한의 대미 인식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 투영됨으로써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