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조선후기 시화총서인 『양파담원』을 대상으로, 해당 작품의 전반적인 양상과 시화사적 의의를 살핀 것이다. 『양파담원』은 임렴이 1824년 편찬한 것으로, 홍만종의 『시화총림』을 잇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실제 작품의 목록을 『시화총림』에 대부분 근간을 두고 있으며, 범례 부분 역시 『시화총림』의 것을 거의 비슷하게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다만 임렴은 8책으로 구성을 새롭게 하고, 미흡한 부분에는 여러 자료들을 보완하는 한 편 자신의 저작으로 알려진 『섬천만필』까지 추가로 덧대면서 좀 더 완벽을 기하고자 했다. 추가된 자료는 시화 뿐 아니라 일화나 야담까지 적극 수록하였고, 방대한 자료인 『소화시평』이나 『청비록』의 경우 자구의 변화 없이 그대로 수록하였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자신이 편찬한 『섬천만필』의 경우 『양파담원』에 수록되지 않은 고려시기의 시화나, 개인 문집소재 이야기를 적극 끌어오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다. 이 같은 임렴의 시도는 19세기 당대의 시화집 편찬의 유행에서 이해되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째, 임렴은 풍천 임씨 가문으로, 조부와 고조부가 저술했던 만록 글쓰기의 대를 이었으며, 이를 통해 가문 글쓰기의 특징을 이어갔다. 둘째, 우리나라의 시화를 집대성한 『시화총림』을 단순히 전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완하고 수정한 조선후기의 시화총서로서 의미를 갖는다. 셋째, 『시화총림』과 같이 주체적인 비평의식을 확립하고자 노력했으며, 우리 문인들이 중국의 시인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했던 홍만종의 뜻을 물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