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은 책임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 대의제 민주주의 작동의 가장 핵심적인 구성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의제의 위기는 책임 정당 정치의 위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또한 정당의 약화는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최근 한국의 정치도 정당의 빈번한 이합집산, 당명교체 등 체계 수준의 고질적 불안정성에 더해, 정당에 대한 유권자 신뢰의 하락과 무당파의 증가 등 정당정치의 위기가 지속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정당정치의 근본적 한계와 위기는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불신 그리고 대표체계에 대한 근본적 회의로 이어져 대의제의 위기와 광장정치의 활성화로 표출되고 있다. 본 논문은 한국 정치과정에서 왜 대의제에 기반한 유권자 정치참여는 위기를 노정하는 가운데서도 국회나 정당을 거치지 않는 시민들의 직접적 정치참여 지속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하여 한국 정당정치가 이러한 정치환경의 변화에 반응하여 어떤 미래를 모색해야 하는가에 대한 탐색적 연구를 실시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의제와 전통적 대중정당 모델의 위기 조짐을 경험하고 있는 선진민주주의 국가들의 사례에 주목하여 본 논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네트워크 정당 또는 플랫폼 정당 모델의 시의성을 검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