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여성노동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중요한 두 가지의 사회적 변화과정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이고, 다른 하나는 서비스 산업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노동시장에서의 지위 및 역할 변화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쳐왔다. 서비스업의 증가는 여성들의 높은 교육수준을 기반으로, 유통, 개인, 공공서비스 분야에 여성인력의 진출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노동의 유연화는 반강제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게 된 여성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로서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부여하였고, 이러한 현상은 고학력 전문직 여성의 증가와는 또 다른 방향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증가에 기여했지만, 전체적인 노동시장 내에서의 성별 요인에 기인한 양극화 현상을 가속화시키기도 하였다.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높은 교육수준에서 비롯된 개인적 자아실현의 열망과 더불어 사회구조적으로 형성된 노동시장 참여의 필요성이 결합하는 과정과 서비스 산업화로 인한 노동기회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더 이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시대에서 보다 공정하고 평등한 노동의 기회와 노동의 댓가를 요구하는 것은 여성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90년대 이후 여성노동운동을 관통하는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1990년대 이후 여성노동의 객관적인 현황과 실태를 폭넓게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노동시장에서 여성노동의 지위 및 역할의 변화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또한 여성노동의 변화과정에서 여성노동운동이 젠더평등의 관점을 노동조합활동에 어떻게 조화시켜가는 지 살펴보는 것을 통해 현재의 여성노동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