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사진을 소재로 한 한국 현대시의 양상을 고찰함으로써 한국 현대시가 사진 매체와의 통섭적 사유를 통해 모색한 시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확인하고 그 의의를 규명하는 데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진을 소재로 한 한국 현대시가 사진의 촬영 행위나 사용 행위가 일어나는 장소, 제도, 문화적 상황을 통해 모색한 시적 의미를 사진 이미지의 용도에 주목한 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즉 본 연구는 증명사진, 감시와 처벌을 수행하는 데 이용되는 초상사진, 정치가의 초상사진, 졸업사진에 주목한 ‘공적 사진의 권력과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시’와 일상적 대중문화와 관련하여 가족사진, 결혼사진, 영정사진, 사진관에 진열된 사진에 주목한 ‘사적 사진의 관습적 맥락과 문화적 효용 가치를 이해한 시’로 나누어 이들 현대시를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본 연구는 제2장 ‘공적 사진의 권력과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시’와 관련하여 존 탁, 데릭 프라이스, 발터 벤야민, 존 버거의 사진사회학적 이론을 원용하였다. 제3장 ‘사적 사진의 관습적 맥락과 문화적 효용 가치를 이해한 시’와 관련해서는 패트리샤 홀랜드의 문화연구 이론을 방법론으로 원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제2장 ‘공적 사진의 권력과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시’에서 근대 국가에서의 ‘공적 사진’이 어떠한 방식으로 ‘타자’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사회적 차이를 육화하며 그들을 훈육했는지, 어떠한 정치적 의도를 기획하고 어떻게 그것을 은폐했는지를 확인하였다. 나아가 이들 현대시가 어떻게 그러한 ‘공적 사진’의 의미 생산의 원리를 파악하여 그에 저항했는지도 확인하였다. 또한 제3장 ‘사적 사진의 관습적 맥락과 문화적 효용 가치를 이해한 시’에서는 일상적 대중문화와 관련된 ‘사적 사진’이 어떠한 관습적 맥락에서 어떻게 개인·가족·공동체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나아가 이들 현대시가 어떻게 그러한 ‘사적 사진’의 의미 생산의 원리를 파악하여 그 문화적 효용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지도 확인하였다.
그리하여 본 연구는 이들 한국 현대시가 정치사회적 기획을 숨기고 사회적 차이를 육화해 온 데 연루된 ‘공적 사진’이나 우리의 일상 생활문화에 침투하여 문화적 효용 가치를 발휘하는 ‘사적 사진’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한국 현대시의 시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더욱 심화시키고 한국 현대시문학의 지평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