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먼저 1930년대 제국 일본과 식민지의 비평계에서 도스토옙스키 및 셰스토프가 다뤄진 문맥 속에서 불안과 그 불안을 초극하는 방법으로서의 가톨리시즘에 대해 언급한다. 이어, 불안에 맞서는 확고한 확실성으로서의 가톨리시즘적 신의 매개력/사목력을 구체적으로 표상하는 하나의 양태로서 도스토옙스키의 「대심문관」를 분석한다. 신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관계를 응축하고 있는 그 ‘대심문관’의 형상에 대한 그런 분석은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응답의 방식을 취한다. 대심문관의 사목적 매개력은 무엇을 ‘대표’하는가? 그 대표의 힘을 구성하는 성분들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 두 물음은 대심문관이 그리스도를 대상으로 집행하는 법적 기소의 성분과 그 기소를 분석하고 있는 정치신학자 칼 슈미트의 가톨리시즘적 정치변형론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논구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