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의 경세론은 백성에 대한 애민의식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이 애민의식은 인간에 대한 그의 이해 방식에서 비롯된다. 율곡은 모든 인간이 선한 본성을 가지며, 현실적으로 모두가 선하지는 않지만, 기질의 변화를 통해 선해질 수 있다는 유학의 기본 이념을 수용한다. 본 논문은 그의 인간론이 성리학적(신유학적) 개념들을 통해 이러한 유학의 기본 이념을 이론적으로 해명하는 작업이며, 그의 논의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율곡이 경세론에서 백성을 중시하는 성리학적 배경을 먼저 살피고, 인간의 구성요소인 리와 기에 대해 율곡이 부여하는 존재론적 위상과 상호관계, 그리고 도덕적 속성의 내용을 자세히 검토하며, 끝으로 이러한 리와 기의 속성이 그의 교기질 이론과 인심도심상위 이론의 설명에 일관적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