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질서’는 주권국가들의 상호작용에 적용되는 공유된 원칙과 제도의 조직으로 정의되고,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전쟁과 같은 심각한 사건의 결과물이었다. 현재의 국제질서는 1945년에 미국에 의해 수립되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상대적 쇠퇴와 중국의 부상, 지정학적 경쟁,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주도 국제질서의 변환 가능성이 논의의 전면에 등장하였다. 최근까지 작동해온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는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인 미국이 자신의 이미지를 모방한 법치 및 개방성의 자유주의 정치원칙을 자신의 우월한 국력과 결합시킨 것이기 때문에 독특한 자유주의적 패권질서이다.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의도치 않게 미국의 쇠퇴와 국가 주권 및 세력균형과 같은무정부상태 국제체제의 기본 원칙을 잠식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향후 전개 방향으로 ▲전후 미국이 수립한 국제제도의 권위 강화, ▲재협상을 통해 미국 주도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개혁 및 미국의 패권적 리더십 유지,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 포기・경쟁적인 지역 영향권으로 분할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어떤 경로가 채택되든, 미국의 선택이 포스트 자유주의적 패권질서의 형성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