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외교정책 연구에서 스나이더와 그의 동료들이 처음 제시한 ‘정책결정(Decision-making)’ 관점을 재조명하고, 1967년 티란 해협 해상 수송로 안보 위기에서 미국의 무대응을 정책결정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책결정 관점은 국가를 단일한 행위자로 가정하여 분석의 단위로 하는 일반 국제정치이론과 다르게 국가 내 인간 행위자의 역할에 주목하며, 이후 심리/인지적 이론, 관료정치 이론 등 여러 외교정책 이론의 발전에 기여했다. 정책결정 관점을 통해 국제체제의 구조적 변수, 그리고 국내정치 변수가 국가의 대외적 행위인 외교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 과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결정 과정에 주목하는 분석은 여전히 유용하다. 또한 정책결정 관점은 분석수준을 국가 내 정책결정 과정에 두기 때문에 대외적 행위로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결정 및 이행 내용을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본 논문에서는 사례가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 관찰 가능한 행위가 없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1967년 티란 해협 해상 수송로 안보 위기에서 미국의 무대응을 정책결정 관점에서 분석한다. 정책결정 관점에서 티란 해협 봉쇄 위협에 대한 미국의 무대응을 분석하면 국가 전체를 분석의 단위로 했을 때 파악하지 못하는 다양한 외교정책 결정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정책결정 과정에 주목하는 분석은 무대응으로 관찰되는 결과가 왜 발생했는지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