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익산(이리)에는 이리좌 혹은 이리극장이 존재했다. 1910년대에 건립된 이리좌는 철도를 중심으로 조성된 익산의 번화가에 자리 잡고 있었고, 행정 구역상으로는 ‘영정’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리좌는 이리역 앞에 위치하여, 철도 교통의 혜택과 유동 인구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극장이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이리좌는 익산 인근 지역에서 유입되는 콘텐츠의 수용과 전파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 지역 순회극단들은 서선 루트를 활용하여, 주로 군산, 익산, 김제, 전주 등에서 연계 공연을 기획했고, 이후 광주 일대로의 공연을 계획하곤 했기 때문에, 그 중간에 위치하는 이리좌는 거점 극장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이리좌의 공연 역사(약사)에서는 다양한 레퍼토리가 공연된 흔적이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익산의 문화적 지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이리좌는 익산의 문화적 자산이자 문화 성장의 원동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