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첨단 방위산업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부국강병을 목표로 한 방위산업 경쟁은 근대 국제정치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 방위산업 경쟁은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다. 이 글은 신흥권력론의 시각을 원용하여, 첨단 방위산업 경쟁이 야기하는 세계정치의 변환을 세 가지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첫째, 권력경쟁의 성격이라는 점에서, 최근 세계 주요국들이 벌이는 첨단 방위산업 경쟁은 디지털 부국강병 경쟁의 성격이외에도 표준경쟁이나 플랫폼 경쟁, 그리고 더 나아가 미래전의 수행방식을 주도하려는 담론경쟁의 성격도 띠고 있다. 둘째, 참여주체의 성격도 변화하여, 오늘날 군사기술 혁신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첨단 방위산업 경쟁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성격도 변화하고 있는데, 전통 방산기업들의 성격 변환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신흥기업들의 참여가 새로이 이루어지고 있다. 끝으로, 세계정치의 질서 변환 차원에서도, 강대국들 간의 세력분포 변화뿐만 아니라 비강대국 또는 비국가 행위자들의 위상변화도 발생하고 있으며, 세계질서의 기저에 깔린 국제규범과 윤리관념 및 정체성의 변화도 야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