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일방주의로의 회귀 등과 같이 다자주의의 위기로 해석될 수 있는 일련의 국제적 동향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에서도 다자성양자원조(multi-bi aid) 등이 증가하면서 다자주의의 위기가 제기되고 있다. 과연 국제개발협력의 다자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일까? 본 연구는 국제개발협력에서 다자주의 위기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다자주의 발생 배경과 경로, 그리고 행위자가 유사한 인권, 환경 분야와의 질적 비교분석을 시도하였다. 비교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국제개발협력에서의 다자주의 위기는 근거가 미약함을 확인하였다. 국제개발협력에서 다자주의는 MDGs로부터 SDGs로의 변화를 거치며 보다 많은 행위자를 포괄하고, 다자기구의 수를 늘리고 그 역할을 강화하였다. 그 결과 개발 분야에서 다자주의 행위자는 공여국, 개발도상국, 국제기구, NGO, 기업 등으로 그 다양성이 증가했다. 또한 의제(agenda) 형성과 구속력 논의 및 실질 이행(implementation)에 있어서 다양한 참여자들에게 권한과 의무를 부여했다. 물론, 기존까지의 국제개발협력 다자 규범들이 법적 구속력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제도화 차원에서의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개발 분야 다자 규범들은 도덕적, 정치적 의무를 점차 강화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다자 규범의 제도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