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현대 자화상 시를 창작한 시조시인들을 살펴보면서「자화상」시에 대한 창작방법과 그 의미를 고찰했다. 시에서 「자화상」시편은 시인의 실제 이미지뿐만 아니라 나르시시즘을 기호 속에 용해시키면서 내적이고 외적인 것을 형상화해 왔다. 또한 자화상 시를 통해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시의식이 이성적이고 감성적인 것이 혼합되거나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자화상」시에서 주체에 대한 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내적인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 자기반성과 자아성찰을 통해 재구성되기도 하고 자신의 삶과 세계에 대한 긍정의식과 부정의식을 함의하고 있다.
시조의 자화상은 자유시와 달리 선택된 기호로부터 3장, 6구, 12음보를 통해 규격화되는데, 시행과 시연 등의 배열로 생성된다. 이때 하나의 기표를 선택한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 중에서 기의에 적합한 기호를 배치한다는 점에서 기표의 선택은 불완전한 무의식에 있는 기의를 확정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자화상’ 시 쓰기는 주체의 내적이고 외적인 것에 대한 나르시시즘적인 욕망을 비롯하여 계몽성과 낭만성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그 속에는 다양한 시조 형태와 시행과 시연의 배열 등을 통한 시조시인의 고유한 언어습관이 발현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한편 현대시조사에서 최초 자화상 시를 창작했던 이은상을 필두로 연구방법과 같이 텍스트에 나타난 시조시인들의 ‘자화상’ 시를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1945년 해방이후 현대시조문학사에서 시조문학의 발전과 시조문단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온 시조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시를 형태적으로 연시조형, 단시조형, 자유시형 등의 갈래로 구분하고 첫째 연시조형과 세계로의 작동 원리에 대해 이태극과 박병순으로, 둘째 단시조형과 근원적인 존재 초월에 대해 조오현, 유자효로, 셋째 자유시형과 실존에의 자아 성찰에 대해 이근배, 이지엽 시조시인의 ‘자화상’ 창작방법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