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높을수록 엘리트 대학 진학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학 입시전형의 유형에 따라 이 관계가 달라지는지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지만, 이에 관한 학술적 연구는 부족하다. 내신위주 입시전형이 하위계층, 지방 출신 학생에게 유리하고 수능위주 입시전형은 상위계층, 수도권 학생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은 엘리트 대학 진학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기술통계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저소득층, 지방 출신 학생이 수능보다 내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에, 상위권 대학 진학자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은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입시전형의 선택편향과 대학입시 전형에 따른 사회경제적 배경 효과를 분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2016~2017 대졸자직업경로이동조사를 이용하여 전체 4년제 대학 진학자를 대상으로 엘리트 대학 진학 확률에 끼치는 가족배경의 영향이 입시전형에 따라 달라지는지 검증하고, 그 정도는 얼마인지를 측정한다. 사회경제적 배경은 부모의 소득, 자산, 교육 수준, 직업 위계, 그리고 앞의 네 가지 지위의 종합지표로 측정하였다. 분석 결과, 입시전형과 관계없이 가족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높을수록 상위권 대학 진학의 확률이 커지지만, 그 정도는 입시전형에 따라 달랐다. 출신 고교의 유형과 지역, 인구학적 변수를 모두 통제한 후에도 내신위주 전형보다 수능위주 정시전형이나 논술위주 수시전형에서 가족배경의 영향력이 높고, 통계적으로도 유의하다. 기존 인식과 달리 내신위주 전형이 수능보다 지방 출신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은 지지되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는 이론적으로 입시 제도에서 적응의 법칙의 중요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