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동일 원작으로 1996년과 2017년 21년 간격으로 두 차례 제작 방영된 텔레비전 드라마를 대상으로 등장인물들의 소통과 관계의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소통의 측면에서는 전화를 중심으로 한 일상적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함께 물리적 구속에서 벗어나 소통의 시공간적 범위가 넓어지고 있었으며 동시에 전통적으로 친교와 사회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던 물리적 장소의 의미와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의 측면에서는 효도에 대한 인식 변화와 가부장의 권위 약화 등 전통적 가족 위계가 약화되면서 가족 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가족 바깥의 관계에서는 사회를 가족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이 퇴조하고 기능적 관계로의 이행이 나타나면서 사적 관계와 공적 관계의 구분이 엄격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렇듯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타난 새로운 대인 소통과 관계는 사회 현실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공동체의 거시적 변화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