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영화이지만, 현재까지의 연구와 관찰은 주로 부의 문제로 편향되어 있는 인상이다. <기생충>이 ‘반지하방’과 ‘대저택’이라는 한국 사회의 불균형을 분명하게 보여 준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 작품의 진의와 가치가 경제학적 모순을 밝히는 것에만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이 작품에서 도출되는 생물학적 접근 방식이나 문화인류학적 진실은 기존의 논의에서 배제되는 양상을 낳고 있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수용하여, <기생충>을 다른 각도에서 읽어내고자 했다. 특히 인간 사회의 부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확대하여, 생물종간의 먹이 공유의 차원에서 해당 문제를 재검토하고자 했고, 이렇게 도출된 경쟁 구도를 해결하는 생태종의 격돌을 생태학적 지위의 문제로 풀어보고자 했다. 결국 <기생충>이 흥미와 진정성의 측면에서 적지 않은 파장과 충격을 몰고 온 까닭은, 인간 세계의 한정된 차원에서만 통용되는 진실이 아니라 생물학적/문화인류학적 진실을 추구했다는 점에서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