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경남 3석, 부산 5석, 대구 2석(무소속 포함) 등 10석에 가까운 의석을 영남지역에서 확보하게 되면서 영남지역에서 지역주의 해체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 후인 제21대 총선에서 영남지역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부산과 대구에서 각각 2석을 내주며 패배했다. 무엇이 이런 극적인 정치지형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인가? 이 글은 제21대 총선이 던지고 있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20대 총선의 영남지역 선거결과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찾아보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제20대 총선이 보여준 결과만으로 영남 지역주의가 과연 해체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 제20대 총선에서 영남지역주의가 해체되고 있었다면 과연 무엇이 근본적 동인으로 작동하였는가? 이 글은 제20대 총선의 결과와 관련하여 이어지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노력한다. 연구 결과, 제20대 총선에서 영남지역 선거결과는 많은 면에서 영남지역주의 해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여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었다. 하지만 제20대 총선에서 영남지역 유권자들이 보여준 민주당과 국민의 당을 비롯한 야당에 보내 준 지지는 야당에 대한 박수라기보다 그간의 무조건적인 지지로 인해 오만과 타성에 젖어 버린 새누리당에 대한 채찍의 성격이 더 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그러한 영남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지역주의 투표행태라는 낡은 관행을 벗어 던지는 자발적인 변화의 움직임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