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은 제조업과 달리 기술혁신을 통한 개별 사업체의 생산성 성장보다는 효율적 사업체의 진입과 비효율적 사업체의 퇴출을 통한 자원재배분이 산업 생산성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국 소매업은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 달리 5인 이하 영세사업체 비중이 매우 높은 저생산성 구조로 인해 진입률 및 퇴출률이 과당경쟁의 신호로 인식되어왔다. 본 연구는 영세한 사업체 중심의 한국의 소매업에서 진입과 퇴출을 통한 창조적 파괴과정이 산업 생산성 성장 과정에 기여하는지를 분석한다. Foster et al.(2006)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2005년부터 2015년까지의 5년 단위 통계청 전수 사업체 패널 자료를 이용한 분석을 실시한다. 먼저 생산성 분해 결과, 한국 소매업의 생산성 성장률은 분석기간 연평균 약 3%이며 이중 진입 및 퇴출 사업체의 기여 비중은 전체의 약 85%로 나타난다. 이러한 기여 비중은 미국과 비교하면 작지만 캐나다, 일본 등에 비해서는 높아, 진입과 퇴출이 한국 서비스업 생산성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의 회귀분석은 한국 소매업의 영세성을 고려하여 사업체를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로 구분한 후, 각 규모 내에서 생산성 성장을 위한 창조적 파괴과정이 잘 나타나는지를 분석한다. 소매업 전체를 분석한 결과, 진입 사업체의 생산성은 기준사업체보다 높고, 퇴출 사업체의 생산성이 같은 기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창조적 파괴과정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매업을 종합소매업과 전문소매업으로 나누어 분석한 경우에도 결과가 유지되지만, 규모별 분석에서는 소규모의 종합소매업, 중규모의 전문소매업을 중심으로 창조적 파괴과정이 관찰된다. 추가적으로 본 연구는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사업체에서 지속적인 생산성 성장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본다. 분석 결과 소매업을 비롯한 종합소매업, 전문소매업 모두 전반적으로 사업체의 진입 이후 생산성 성장이 나타난다. 그리고 규모별 분석에서도 대규모를 제외한 중규모와 소규모에서는 사업체의 진입 이후 성장이 관찰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대기업 소매 체인점 중심의 선진국과 달리 영세한 구조를 가진 한국 소매업에서도 진입과 퇴출을 통한 창조적 파괴과정이 생산성 성장에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 나아가 최근 소상공인의 과당경쟁을 우려하여 도입된 진입 억제 정책에 대해서도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