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인문학 소비시대 한국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대중인문학 지형의 변이과정을 사회적·문화적·(평생)교육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자본주의 체제에서 최근 시장의 논리가 재편하고 확장하고 그로 인해 과잉소비되고 있는 대중인문학 생태계의 내파와 의미변색에 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대중인문학의 부상과 조직화의 초기궤적을 살펴보면, 인문학 공부는 IMF 사태 이후 평생 불안사회라는 실존적 위험과 불안감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절망감을 대체하는 것이자, 그로 인해 분출된 실존적(인문학적) 질문들에 대한 갈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하는 대중인문학 제도화 단계를 거쳐 최근 인문학 콘텐츠는 오프라인 공간을 넘어 미디어 영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그 영향력은 출판계, 문화계, 대중교육시장 등에도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 인문학은 이제 시장에서 막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상품으로 인식되는 한편, 그에 유리한 방식으로 공급이 집중되어 대중화의 성격 또한 변태(變態)되고 있다. 대중인문학 “히트상품”이 복제되고, “지식소매상”들이 분기하며, “강의생활자”, “청중생활자”라는 새로운 학습문화를 탄생시키면서 소위 “큐레이팅”의 기능이 전면화된 대중인문학 소비시장이 무차별 확산되고 있다. 인문학 대중화의 맥락에서 지적자본과 문화자본, 대중교육시장이 보다 공고히 공속하여 권력화되고 있으며 더 유연화되고 정교해졌다. 대중화시대 문화권력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파편화되고 이동했으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그 상징성은 더욱 커졌다. 더 이상 대학이 그와 같은 상징권력을 독차지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의 현상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콘텐츠화된 얕은 교양수준의 지식을 대중화한다는 의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겉으로는 소비의 다양성을 만들어갈뿐 사용가치의 다양성으로 나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문학 대중화의 의미는 ‘인문학을 대중화’함으로써가 아니라 ‘대중을 인문학화’ 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평생학습 맥락에서 ‘인문학 대중화’의 논리와 ‘교양’의 성격을 재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