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대학교육의 미래와 교양 교육의 방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4차산업혁명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4차산업혁명 자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학교육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면서도 동시에 기존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유인’을 육성해야 한다. 나는 교양 교육의 대표적 분야인 글쓰기, 독서와 토론, 사고와 표현 등 의사소통 교육을 하버마스가 말하는 합리적 태도인 ‘의사소통적 합리성’ 교육으로 발전시킨다면, 이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의사소통적 합리성은 인간 고유의 사고 능력으로서 세계에 대해 자유롭게 사고하고 토론하는 자유인이 갖추어야 할 합리적 태도이자, 4차산업혁명이 필요로 하는 개인적 역량으로 수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본 논문은 네 가지 작업을 수행할 것이다. 첫째, 4차산업혁명 시대, 특히 인공지능의 활용을 통해 노동의 위기가 발생한 시대에 대학교육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둘째,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정신적 활동이 의사소통적 합리성에 있음을 밝힌다. 셋째, 4차산업혁명이 필요로 하는 개인적 역량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여기에 수렴됨을 밝힌다. 넷째, 대학의 전통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밝히면서 기존의 의사소통 교육을 의사소통적 합리성 교육으로 발전시켜야 함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