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사회와의 관계에서 국가가 우위로 간주되는 일본 사회에서 자발적 시민 결사체 조직이 수십 년간 지역 사회의 현장에서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공적 역할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일본 시민 사회에 대한 강한 국가 개입의 정책 과정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는 시민 사회의 일상적 실천의 측면에서 시민의 참여 활동과 그 문화적 의미에 주목한다. 이 연구는 권위주의적 개발과 복지국가 시대를 지나 새로운 시장 중심적 국가 계획 속에서 변화해 온 일본 시민 사회의 지형 위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한다. 지역 사회의 글로벌 마치즈쿠리 과정에서 국가 주도의 개발 방식에 ‘도전’하고자 했던 ‘시민의 실험’과 이후 30년 동안의 전개 양상은 일본 시민 사회 변화의 궤적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국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재/해석하였는가? 그리고 지역민의 자발적 결사체 활동과 관련하여 지역 사회에서 시민참여를 어떻게 의미화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연구는 오랫동안 사회경제적, 문화적으로 주변화되고 저발전되었던 농촌 도시의 글로벌 마치즈쿠리 전개 과정에서 풀뿌리 주민 단체의 설립과 시민참여의 경험을 민족지적으로 기술한다. 이를 통해 일본 사회의 맥락에서 시민참여 기반의 자발적인 시민 활동은 일방적인 국가 주도적, 혹은 대립적인 관계 속에서 설정되어 있기보다 양자가 느슨한 연결망 속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지역의 주민들이 참여의 경험을 통하여 시민참여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일상생활에서 적절한 가치, 신념, 규범을 공유할 수 있는 다층적 지식과 경험을 만들어냈다는 의미에서 지역의 시민 공간(civic space)으로서의 자발적 결사체는 지역 사회에서 시민참여를 문화화(enculturation)하는 데 기여해 왔음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