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와다의 작품은 작가의 이력을 배경 삼아 주로 경계, 언어, 정체성, 디아스포라 등의 테마와 결부해 논의되어 왔다. 그런 다와다의 작품 세계는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하 3.11), 연이어 발생한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기점으로 전환을 맞게 된다.
2014년 발표된 「헌등사」는 원전사고 이후 완전한 쇄국 상태가 되어버린 일본, 신체적으로 병약하고 누군가의 돌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보살피며 영생에 가까운 수명과 건강 상태를 유지해가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유토피아든 디스토피아든, 미래사회를 그린다는 것은 현대사회를 미래에 투영시켜보는 독해 행위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다와다가 다름 아닌 디스토피아를 묘사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은 그가 현대 일본사회의 경향 및 위기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본고에서는 원전사고 이후 「헌등사」라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다와다의 문학적 상상력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헌등사」속 디스토피아는 결국 현재의 일본사회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 것인지를 고찰함으로써 「헌등사」에 대한 해석의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그 시사점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