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투자자 사이에는 회사에 관한 정보의 보유 측면에서 비대칭이 존재한다. 회사는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으로 위와 같은 정보의 비대칭 국면을 활용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숨기며, 공개하는 정보라도 인위적으로 왜곡하여 제공할 동기를 가질 수 있다. 회사가 공개하는 정보에는 해당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이더라도, 그것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것인지를 검증할 필요성이 생긴다. 외부감사는 회사의 재무제표에 관하여 회계감사인이 독립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방식으로 신뢰성을 부여함으로써 재무제표 이용자가 회사와의 관계에서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게 한다.
회계감사절차와 회계감사인의 책임을 강화하자는 논의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규모 회계부정 사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깔려 있다. 기업의 회계부정 사건의 1차적인 책임은 그러한 행위를 한 회사와 그 구성원들에게 있으나, 회계감사절차를 통하여 그러한 행위를 발견하고, 시정하도록 해야 하는 회계감사인 역시 그 책임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투명한 회계를 위해서는 회사 스스로 그 객관성과 정확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는 기업회계의 특성상 회계감사인이 회계감사절차를 통하여 재무제표의 적절성을 확보하는 조치가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다. 기업회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것을 평가하는 회계감사인의 역할 등을 고려하여 회계감사인의 그 감사업무에 따른 책임을 그 역할에 맞게 조절하여 주는 제도적 장치를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