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힌두(Hindu) 사상에 대한 한국의 두 그리스도교(개신교) 사상가 류영모와 함석헌의 해석을 비교 고찰함으로써, 힌두 사상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교 사상가의 해석을 이전보다 확장해 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 힌두 사상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교 사상가의 해석은 함석헌(1901~1989)만 연구되어 있었다. 그리고 함석헌의 해석을 다룬 연구는 ‘간디(Gandhi)’와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ītā, 이하 ≪기타≫로 약칭)’라는 두 주제에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류영모(1890~1981)는 겉으로는 힌두 사상과 연관이 적어 보이지만 그의 삶에서는 연관이 큰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류영모는 힌두 사상에 관련한 한국 그리스도교 사상가를 다룰 때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사상가이다.
류영모와 함석헌은 힌두 사상 가운데 세 주제를 공통으로 논한다. 그것은 힌두 경전 ‘≪기타≫’, 힌두 사상가 ‘간디’, 힌두 수행법 ‘요가(yoga)’이다. 본고에서는 ≪기타≫, 간디, 요가에 대한 류영모와 함석헌의 해석을 비교한 후 차이점과 공통점을 논한다. 먼저, 힌두 사상을 류영모는 ‘몸 수행’에, 함석헌은 ‘정신’에 초점을 두어 해석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점은 있지만, 그들은 그리스도교인으로서 자신들의 굳건한 ‘신앙’ 안에서 힌두 사상을 해석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본고의 의의는 세 가지이다. 첫째, 본고는 힌두 사상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교 사상가의 해석을 이전보다 확장해 이해하는 데에 기여한다. 본고에서는 처음으로 힌두 사상에 대한 류영모의 해석을 다루고, 요가라는 새로운 주제로 함석헌의 해석을 다룬다. 그리고 류영모와 함석헌의 해석을 한자리에서 비교함으로써, 각각의 입장만 살필 때보다 두 그리스도교 사상가의 입장을 분명하게 이해한다. 이러한 점에서 본고는 힌두 사상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교 사상가의 해석을 이전보다 확장해 이해하는 데에 기여한다.
둘째, 본고는 류영모와 함석헌의 독자성에 관해 새로운 평가를 제시한다. 선행연구들에서는 두 사상가 간 독자성의 요점이 류영모는 정신성과 개인성, 함석헌은 사회적 실천성과 역사성에 있었다. 그런데 본고에서는 ‘힌두 사상에 관해서는’ 류영모는 몸 수행, 함석헌은 정신성에 초점을 둔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두 그리스도교 사상가 류영모와 함석헌의 독자적 사상 관계를 살필 때 기존에 제시된 적 없는 새로운 평가를 추가로 제시한다.
셋째, 본고는 그리스도교인이 요가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는 데에 기여한다. 개신교의 교파들 가운데에는 그리스도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을 것을 우려해 요가를 경계하는 접근이 있다. 본고에서는 이것이 그리스도교 전체의 결정이 아니며, 그리스도교 안에 류영모와 함석헌과 같이 요가를 적극적으로 포용한 접근이 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린다. 그럼으로써 요가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입장에 다양성을 제시하고, 그리스도교인이 요가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참고하는 데에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