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한국형 원조’의 문화적 특성을 역사적, 정책적, 경험적으로 추적하고 ‘한국형 원조’라는 특별한 정책과 담론, 관행에 내재된 문화적 특성을 다양한 원조 현장을 통해 파악하고자 한다. 인류학적 문화비평 방법인 ‘더 강한 형태의 인식론적 비평’(마커스⋅피셔 2005)으로서 비교문화적 대조를 통해 ‘한국형 원조’를 낯설게 만들고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자 한다. 원조전문가 집단에서 미화되고 신비화되고 있는 ‘한국형’ 원조의 신화를 드러내고 ‘코리아에이드’를 통해 나타나는 공여국 중심주의와 전파론적 사고방식을 들추어내고자 한다.
이 논문은 국내외의 다양한 원조 현장에서 나타나는 ‘한국형’이라는 국가에 의해 기획된 개발원조 모델의 문화적 실체를 들추어내고 성찰하기 위해 다현장 에스노그라피(multi-sited ethnography) 방법을 활용하였다. 이 연구를 위해 KSP 사업에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참여한 16명의 고위급 전문가들과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코이카, 수출입은행, 한국개발연구원과 KDI정책대학원 등 관계자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새마을 ODA 를 평가하기 위해서 2015년 5-6월의 3주간 르완다 현지 방문평가를 비롯하여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미얀마, 에티오피아, 베트남 등 현장 방문과 참여관찰 연구를 하였다. 사업에 직접 참여한 전문가들 심층 인터뷰와 국내와 현지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참여적 평가(participatory evaluation)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상충된 입장과 견해를 종합하여 ‘한국형 원조’의 성과와 한계 및 개선 방향을 도출했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형 원조’의 대표 모델사업인 한국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과 글로벌 새마을 ODA 사업을 경험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였다. 또한 한국형 원조문화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담론과 관행의 두 측면에서 분석하였으며 ‘한국형 원조’에 내재된 집단적 사고로써 개발국가 모델과 공여국 중심주의 및 전파론적 이념을 비판적으로 성찰하였다. ‘한국형 원조’에 대한 에스노그라피 연구는 집단적 사고와 국가 기획 사업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공할 뿐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 개발원조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데도 일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