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언론(言論)’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일본은 전혀 그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역사적 · 사회적 차원에서 이러한 언론 관련 용어의 의미와 쓰임에 관한 한국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 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유교적 공론 정치의 토대가 정비되어 있었고 대간 언론 문화에기반을 둔 언로 사상 및 성리학 보급에 따른 인간 중심 사상이 크게 발달한 한국에서는 근대 신문 생성기에 정론지가 크게 발달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문은 시사 잡지 부문을 주도하고 방송 부문에도 관여한다.
이러한 가운데 ‘기본적으로 사람 사이의 소통을 의미하는 언론’이라는 말이 여러 매체를 총칭하거나, 커뮤니케이션 관련 모든 현상을 포괄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분쟁이 발생하면 쌍방 모두를 처벌하는 겐카료세이바이(喧嘩両成敗) 관행이 역사적으로 뿌리를 내려, 언쟁은 극력 억제되는 가운데, 메츠케(目付)와 같은 감시 기구가 크게 발달한다. 이와 동시에 자연 친화적 종교인 신도 및사람과 사물이 서로 전화(轉化)한다고 보는 불교가 널리 보급된다. 이러한 가운데, 근대 신문 생성기에먼저 나타난 정론지(대신문)가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중지(소신문)가 성장하여 지금으로 이어진다.
또한 시사 잡지 부문은 이러한 신문 부문과 무관한 형태로 입지를 구축하며, 방송 부문은 신문과는 그 성격이 다른 매체라는 인식이 형성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매체를 포괄하는 고유의 용어는 나타나지않으며, 신문, 잡지, 방송의 보도 및 논평 활동을 아우르는 용어로는 저널리즘이 사용되며, 그리고 프로파간다를 대신하여 사용되기 시작한 매스 커뮤니케이션이나, 기본적으로 매체를 의미하는 용어인 미디어가 커뮤니케이션 관련 모든 현상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