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의 연대채무 관계에서 어느 연대채무자 1인은 자신의 채무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채권자에게 어음을 발행해 줄 수 있고 그러한 어음채권의 행사는 그 연대채무자에 대한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킨다. 본고에서는 이를 확장하여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한 어음채권의 행사가 다른 연대채무자에서도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다루고 있다.
어음행사는 원인채권을 청구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연대채무자에 대한 이행청구는 다른 연대채무자에게도 절대적 효력이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긍정하는 견해가 있을 수 있는 반면, 연대채무에서는 원칙적으로 효력의 상대성 원칙을 따라야 하고 어음채권 청구와 원인채권 청구는 엄연히 별개의 청구이므로 절대적 효력이 미치는 이행청구의 범위를 부당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견해도 일리가 있다.
본고에서는 술어논리라는 수학적 도구를 이용하여 기존의 법리에 부합하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인 답을 찾고자 노력하였다. 그 결과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하여 어음채권을 행사하면 다른 연대채무자의 채무도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는 사실을 연역적으로 도출하였다. 자연어로 기술된 법리를 술어논리로 표현·논증함으로써 인공지능 변호사와 같은 기계가 법을 해석하고 자문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있다. 다만 입법취지, 정책방향 등 주관적인 요인을 반영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향후 연구에서 이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