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에 창궐한 이른바 ‘스페인 독감’의 예처럼, 언젠가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어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가겠지만, 그 상황은 이전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後果는 다름 아닌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상황이다. 기왕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 마치 토마스 사뮤엘 쿤(Thomas Samuel Kuhn)이 말하는 ‘과학혁명’의 상황에 비견되는 것을 대전환이라 할 때, 그것을 어느 한 시기에 고정하여 사용할 수는 없다. 대전환의 시대에는 그에 맞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의 논리가 요구된다. 팬데믹상황에서 민주적 법치국가원리가 평소와 다른 차원에서 다투어지는 결과, 민주적 법치국가원리에 철저하지 않은 법제의 문제점이 오롯이 부각된다. 보장국가나 디지털국가 등과 같은 국가구상은 시대에 따른 국가임무의 변화상을 반영하고, 국가나 행정 등을 개혁하는 원동력이 된다. 행정법과 공법이 변화된 환경에서 국가임무를 민주적 법치국가원리의 구체화를 통해 실현할 수 없으면, 그것의 존재이유에 대해 중대한 물음이 제기된다. 민주적 법치국가원리를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로서의 팬데믹상황에서 행정법 및 공법의 현대화와 개혁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