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포항시 호미곶면 강사2리를 사례로 마을어장의 운영양상을 살피고, 그 안에 나타난 갈등 구조를 사회적·경제적·제도적 맥락 속에서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마을어장의 운영 주체는 어촌계이다. 어촌계는 생산을 책임지는 해녀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마을어장 내에서 동식물 채취와 자원의 증식에 협력하고 있다.
마을어장을 둘러싼 갈등은 경제적으로 자원의 가치 변화에 따른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어촌사회 내부의 사회관계 변화가 중요한 변수가 되며, 제도적으로는 국가의 정책에 영향을 받는다. 1980년대를 기점으로 해조류보다 패류의 가치가 높아졌다. 따라서 1970년대까지 해조류를 둘러싼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한 반면, 그 이후에는 패류가 갈등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또한 어민들 사이의 사회관계 변화는 어촌계 내에서 해녀의 영향력이 강화된 것을 들 수 있다. 어촌계 내에서 해녀는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따라서 어촌계에서는 해녀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아울러 국가정책의 모호성에 따라 최근 마을어장이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변화함으로써 갈등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마을어장은 다양한 수준의 사회관계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공간으로서 복잡성을 띠고 있다. 또한 마을어장의 갈등 구조는 대내외의 사회적·경제적·제도적 상호작용에 따라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