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남해안 일대에는 가야 제국(諸國)과 관련 깊은 소지역 단위 집단들이 위치한다. 현재까지 조사된 남해안권 가야 집단은 주로 진해만, 마산만, 고성만 일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4~6세기 남해안 지역 가야 세력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안지역 가야유적에서 확인되는 무장(武裝)은 남해안권 가야 집단이 시기·지역별로 어떠한 병종, 병기를 주력으로 사용했는지, 집단별로 선호 혹은 공유했던 병기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
본고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남해안 일대 집단에서 출토된 무장을 파악한 결과 진해·마산만은 현동, 석동, 도계동 집단에 무장이 집중되며 시기에 따라 무장의 집중 및 교류 정도가 변화하였다. 4세기 후반 이후 무기를 중심으로 지역 집단별 무장이 보급된 이후 5세기 중엽까지 현동, 석동 집단의 무장 집중도가 가장 높았으며 단·사병기의 형식 및 제작 방법 등에서 유사도가 높았다. 도계동 집단은 5세기 중엽 이후 가라국과의 간접적인 교류가 활발해지며 무장의 집중도가 높아졌고 석동·마천동 집단까지 무기의 제작 방법이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전까지 5세기 전·중엽 안라국과 관련 깊은 현동 집단은 석동 집단과 무장체계를 공유하였으며 5세기 후엽 이후 가라국과 연관된 도계동을 중심으로 [도계동-석동(마천동)] 체제로 재편된 후 6세기 중엽 가야 제국의 와해기 이전까지 지속하였다.
고성만 일대 위치한 가야 집단들은 5세기 후엽 이후 고총고분이 본격적으로 축조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무장이 도입되기 시작한다. 고성만 일대는 송학동 집단을 중심으로 급속히 무장체제가 개편되며 율대리 등 동시기 조영된 상위 지배집단 고총고분에서 동일한 양상이 간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