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20세기 동안 진행된 한국어의 규범화 과정과 외국어의 영향으로 인해 나타난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이전 시기와 구분되는 20세기 한국어의 역사성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세기 말 이전까지 입으로 발화되는 구어 한국어, 그리고 이를 적은 문어 한국어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명백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 언어 사용자 개개인이 자신의 직관에 충실하게 사용했던 한국어는 갑오개혁 이후 행정과 교육 등 공적 제도의 언어가 한문에서 국문(국한문)으로 바뀌면서 그 사용에 통일을 기할 표준적 규범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본 연구의 2장에서는 20세기 동안 진행된 한글 철자법과 표준어 규정의 경과를 살피고 그 흐름에서 확인되는 특징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어서 3장에서는 어휘의 차용, 번역투의 정착, 새로운 은유 체계의 도입 등의 문제를 중심으로 단어, 문법, 의미의 전 층위에 걸쳐 나타난 외국어의 영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20세기 한국어에 대한 많은 선행연구들이 신어의 문제에 집중해 온 것처럼, 이 시기 외국어의 영향으로 발생한 언어적 변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어휘적 변화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외국어의 영향은 비단 어휘 층위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새롭게 나타난 어휘들에 비해 그 외래성에 대한 인식이 뚜렷하지 않았지만 형태, 통사, 의미의 층위에서도 적지 않은 외국어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